상업영화에서 흥행의 가치는 다른 모든것을 압도해버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흥행한 영화는 완성도와 상관없이 면죄부를 받아도 되는걸까요?
제가 좋아하는 감독들의 영화가 흥행을 하는건 기쁜일입니다.
또 흥행은 못하더라도 자기 나름의 영화철학을 일관되게 지켜가는
영화를 보는것도 역시 즐겁습니다만...
그 반대의 경우를 보게 되는 경우도 적지않은게 현실입니다.
가히 속편의 해라 불리웠던 2003년에 비해서 블럭버스터 시리즈물이 드문
2004년 여름.
돌아온 스파이더맨은 미국에서만 4억 585만불을 벌어들였던 전작의 덕인지
전편의 배가 넘는 2억달러의 제작비와 , 전편의 감독 샘 레이미 , 출연진 또한
토비 맥과이어와 커스틴 던스트를 포함한 전작의 멤버들 대부분이
다시 뭉쳤답니다.
속편 흥행의 정석대로란 느낌인가요 ? ^^
* 헐리웃 역대최강 ! 속편의 제왕이였던 제임스 카메론이 갈파한
속편 성공의 3원칙 !
1. 전편의 주인공을 케스팅할것 ! 얼마가 들더라도~
2. 전편의 2배의 제작비로 볼거리를 풍성하게 할것 !
3. 전편과 다른 스토리구조로 신선감을 불어넣을것 !
토비 & 커스틴은 1편의 트렌디 시트콤식 연기에서 그리 나아지지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 이게 도슨의 청춘일기 극장판인가 햇갈리기도... -_-
피터와 MJ의 엇갈리는 멜러구도는 2편째 우려내긴 힘이
부치는 느낌이었지만 셈레이미는 아랑곳하지않더군요.
그나마 전편을 구원했던 고블린역의 월리엄데포의 존재감을 기계촉수를 휘두르는
문어인간 닥터 옥토퍼스 , 알프레드 몰리나가 채우기도 빈자리가 너무 컸습니다.
- SWAT 한팀만 출동해도 진압될듯한 사이코과학자를 막으려 빌딩숲을 나르는
스파이더맨이란 대체... -_-
세상을 구원하는 AMERICAN HERO로서의 삶과 MJ와의 행복을 꿈꾸는
개인으로서의 삶에서 피터의 갈등으로 메꾸긴 126분의 러닝타임은
너무 길었습니다.
무엇보다 부실한 스토리구조를 덮어줄 비주얼 깜짝쇼마저 약하다는데
심각성은 커지더군요! - 2억달러는 어디다쓰셨나요? SAM ~
개인적 감상을 늘어놓다보니 혹평만 하게되버렸지만 이 영화는 흥행작입니다.
개봉 당일 역대 흥행 최대기록[반지3]을 깨고 개봉 첫 6일간
무려 1억 8,007만불을 기록했습니다. 미국에서만...
세계시장에서 기대이하의 성적만 나오지않으면 현상태만으로도 3,4편은
무난히 나올겁니다.
하지만 ... 그저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고나서 조금 우울했습니다.
그의 재기가 메이저영화의 틀속에서 질식해가는 모습이 안스러웠습니다.
80년대 대표작 이블데드 1,2,3 시리즈로 라이벌인 반지시리즈의 피터잭슨과 함께
호러계의 떠오르는 신성처럼 나타난 셈레이미!
좀비와의 혈투속에서도 관객들을 쥐락펴락 공포와 폭소를 자아내게하던
그의 천재성은 놀라웠습니다.
초저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특수촬영기술은 제임스카메론
폴 바호벤 이후 가장 절 전율시켰던 재능이였습니다. [ 피터잭슨과 함께~ ^^]
그렇다고 그의 재능이 호러에 국한된것 만은 아니였습니다.
퀵 앤 데드(The Quick And The Dead)에서는 퓨전서부극
기프트(The Gift)에서는 스릴러등 붓을 가리지않는 명필의 면모를 보여주던
셈 레이미...
B급 영화의 천재감독들이 메이저 데뷔를 하게되면 타협이냐 자신의 색깔을
고수하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게되는것 같습니다.
피터잭슨처럼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수도 있겠지만
누구에게나그런 기회가 오진않겠죠.
로베르토 로드리게스나 타란티노,오우삼등은 위태로운 줄타기를
지금도 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셈레이미는 Spider-Man I , II 를 통해서 특유의 B급감성을 잃은채
전형적 헐리웃 장르영화를 찍어내고 있습니다.
당장은 제작자를 기쁘게하고 평생의 페르소나였던 브루스켐벨대신 A급배우들을
입맛대로 케스팅할순 있겠지만 흥행의 약발은 영원할순없답니다.
극중 빌딩숲을 나르다 거미줄이 나오지않아 연거푸 추락하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은 흥행속에서도 불안을 감추지못하는 감독의 내면을
보여주는듯해 씁쓸하더군요.
자신만의 색깔을 잃은 감독은 추락의 속도도 빠르다는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PS. 영화가 끝날때쯤 피터의 친구이자 고블린 박사의 후계자 해리를 통해
3편의 암시를 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섬칫했습니다 !
이 지경으로 만들고 속편예고까지하다니...
[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상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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