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는 내가 잉태시켰다. < From Hell >
1888년 빅토리아 여왕시대, 영국 런던의 환락가 화이트채플에서
훗날 잭 더 리퍼로 불려지게된 연쇄살인마의 출현으로 온 도시는
공포에 떨게 됩니다.
아편중독자인 프레드릭 애벌라인 경위(죠니 뎁)는 고들리 경사(로비 콜트레인)와
함께 화이트 채플에서 발생한 의문의 매춘부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게 되죠.
사건이 진행되면서 애벌라인은 이 사건이 왕실과 관련있음을 눈치채게 되고,
동시에 위험에 처한 매춘부 메어리 켈리(헤더 그레이엄)와 사랑에 빠지고...
늑대의 후예들,슬리피할로우,드라큐라[프란시스코폴라감독판],
플랑켄슈타인[로버트드니로주연의..],장미의 이름... 등의, 주로 중세배경으로
역사물과 호러의 퓨전이라고 할까요?
현대적인 롤러코스터호러[스크림,나는 니가 지난 여름..]에선 찾아보기힘든
음습함과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머금은 느낌에 끌리기 때문입니다.
하긴 역사물속에 어울려진 호러는 그 나름대로 또다른 판타지가 아닐까요? ^^*
여기 또 하나의 고딕호러의 수작, FROM HELL을 이야기해보려합니다.
잭더 리퍼사건, 1888년 10주간에 걸쳐 런던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전대미문의 연쇄
살인극을 소재로 알버트휴즈,알렌휴즈 두 형제감독은 실화와 추리를 덧붙여가며
맛깔나게[?] 살인마의 실체를 추적해갑니다.
미궁에 빠져버린 사건을 가상역사로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치않습니다.
감독은 이 사건을 당시 영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는듯합니다.
당시 산업혁명시의 런던의 일반서민의 생활상이 얼마나 처절했던지,
화이트채플이란 평민지역의 여성들은 매춘에 의존하지않고 생활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돌연 발견된 매춘여성의 시체, 당시 이미 기록적이였던
살인사건발생율을 보이던 치안상태의 런던이였기에 별다르지않게 사건은
취급되버리죠.
하지만 차례차례 잔혹한 수법으로 희생된 매춘부의 시체가 뒷골목 언저리에서
발견되고 단서라곤 희생자들의 손에 쥐어져 있는 포도가지뿐...
천재적인 두뇌와 꿈을 통한 암시능력을 가졌으나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아편에
절어있는 형사 애벌린은 이 살인극을 쫒으며 점점 범인이 한가지의 목적을 위한
계획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미국,체코의 합작영화로 주로 체코에서 촬영된듯한 이 영화는 1800년 경의
런던을 대규모 세트로 정밀히 재현해보여줍니다.
의상이나 소품하나,하나 세밀한 고증이 엿보여서 가상으로 덧붙여진
감독의 추리에 신빙성을 실어주는 느낌입니다.
음모이론이랄까? 미해결의 사건에 대해 다양한 담론이 활발한 세태인 요즘이지만
이 영화의 가정은 적잖이 충격적이 아닐수없습니다.
하지만 , 보고나면 감독의 추리에 동화되버려 객관적으로 되실수없을겁니다. ^^*
광기로 치닫는 살인마를 지배층의 안위에 위협만 되지않으면
민중의 희생은 아랑곧없이 ,방관하고 심지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드는 구도는
[늑대의 후예들][살인의 추억]과도 닮아있지만 가슴에 와닿습니다.
조니뎁은, 전작 [슬리피할로우]에서 목없는 기사를 추적하던 의사역을
연상시키게 하는 역이지만, 조금은 더 침울하고 음습한 안티히어로역을 충실히
보여줍니다.
- 아편에 빠져있는 모습을 너무 리얼하게 연기해서 역시 그답다싶었습니다! ^^
메리켈리역의 헤더그레이엄과 구들리경사역의 로비콜트레인도
탄탄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헤더 그레이엄과 조니뎁의 로멘스는 처절한 살인극속에서도
영화의 한축으로 끌고가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월리엄경 역의 이안홀룸 ! 기억하시나요?
반지의 제왕에서 프루도에게 맨 처음 반지를 넘기고 [무척 아까워했었죠! ^^]
길떠나던 빌보 삼촌~
짧은 등장씬이였지만 인상깊은 연기로 반지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던 그가
왕실주치의의 모습으로 돌아왔답니다.
[호빗일때가 연상되어 키가 커진 모습이 웬지...^^]
PS. 영화의 시작때 심장을 쥐어짜는듯[?]한 장중하면서도 음울한 OST트랙등,
곳곳에 배여있는 곡들은 클리프행어,노팅힐,젠틀맨리그 등으로 유명한
영화음악의 장인, 트레버 존스의 솜씨랍니다 ! 역시 명필은 붓을 가리지않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