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우체부아저씨 ! < Postman Blues >
한낮의 한적한 도로, 우체부와 야쿠자,그리고 킬러 ...
죽을힘을 다해서 자전거로 질주하는 세사람... 왜 그들은 달리는걸까요?
우체부인 사와키는 매일 다람쥐 쳇바퀴돌듯 반복되는 일상속에 지쳐있었습니다.
매일 늦은 시간까지 가방 가득 담긴 우편물배달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날들...
어느날 배달하러간 곳이 옛친구 노구치의 집이어서 오랫만의 해후를 하지만
공교롭게도 눈에 비친 것은 야쿠자 조직원이였던 노구치가 보스에게
바칠 손가락을 자르는 살벌한 풍경이였습니다.
잠시 말을 잃은 두사람...
노구치 : 이 시간까지 배달 다니냐? 우체부일도 힘들구나~
사와키: 응.. 뭐 일이니까...
노구치: 사와키~ 너 요즘 가슴 두근두근해본적있니 ?
사와키: ...
노구치: 아이들때처럼 그런 기분, 우리 나이엔 좀처럼 힘들지,
하지만 야쿠자는 그게 가능해! 매일매일이 긴장의 연속이니까...
사와키: 손가락 잘라가면서 ?
( 잠시 침묵... -_- )
일어나려는 사와키, 조직의 지시로 전달해야할 마약을 갖고있던 노구치는
경찰의 눈을 피할 생각에 사와키의 우편 배달가방에 마약을 숨기고
무심결에 손가락마저 같이 들어가버린것을 눈치채진못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운반책으로 경찰의 감시를 받는 사와키.
집에 돌아와 술에 취해봐도 귓전을 멤도는 가슴설레본적 있냐는 한마디...
울적한 심정으로 아직 배달못한 우편물을 뜯어보다
말기 암환자 사요코의 편지를발견하게되구요.
부치지못한 편지... 그녀의 절절한 맘이 담긴 편지에 병원을 찾게됩니다.
사요코를 찾으려다 우연히 만나게된 같은 암병동의 조.
말기암환자인 조는 한때 '속사의 조'라고 불리던 전설의 킬러였답니다.
킬러 월드컵 (?) 일본예선에 참가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던 조.
이미 죽음에 초연해진 그였지만 생의 의미를
걸만한 마지막 승부의 기회를 기다리는거였죠.
한편 경찰들은 차례차례 수상하기 짝이없는 접촉을 갖는 우체부에게
온갖 혐의를 두게되구요.
맘을 뺏겨버린 사요코와의 데이트로 즐거웠던 다음날아침.
방안 가득 널려진 우편물더미속에 기분나쁜 손가락과 조의 합격통지서를
발견하게되는 사와키...
손가락을 잃어버려 위기에 처한 야쿠자친구와 생의 의미를 잃고 낙향한
킬러친구를 위해 사와키의 자전거페달은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모두의 취향이 틀리기에 , 자기에게만 각별하게 다가오는 영화들이 있으실겁니다.
제겐 이 영화가 그랬습니다. 때론 썰렁하고 유치하지만 삶의 한 구석을 야유하고
조롱하다가도 어느새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달랑 1편 본 주제에 말하긴 그렇지만 감독,시나리오를 도맡은
사부[다나카 히로유키]감독, 신뢰감 드는 감독입니다.
세련되진않았지만 툭툭 마음을 건드려대는 대사들,
블랙유머와 패러디를 적절히 섞어가며 자기나름의 코메디를 들려줍니다.
이 영화속에서 오스기렌이 연기한 킬러의 에피소드를 전 무지 좋아하는데요.
인생의 황혼, 이탈리아에서 날라올 단한장의 엽서를 기다리는 로맨틱한
킬러이야기가 이채로웠습니다.
물론 오스기렌의 연기탓이겠지만 그 여백 듬뿍 담긴 표정으로
고향 부둣가를 걷던 모습 오래도록 잊혀지지않습니다. -하나비,
Kids Return ,Shall We Dance에서도
그의 존재감 넘치는 연기는 인상깊었습니다.
사와키역의 츠츠미 신이치 역시 발군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무기력하기 짝이 없지만 항상 따뜻한 마음 잃지않는 사와키역을
특유의 넉넉한 미소로 그려가더군요.
영화 전체를 끌어가는 힘이 있는 주연배우가 부족한 일본영화계의
보석같은 재능이란 생각입니다.
Happy? Bed? 하고 고개 갸우뚱거릴법한 반전이 깃든 Ending은
이 영화의 백미라할수있겠지만 저는 저를 반하게만들었던 이 영화의
라스트씬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 조금 눈가가 찌르르했었다는... ^^
일본의 영상천재 SABU의 좌충우돌 폭주코메디 Postman Blues 였습니다.
PS. 제목이 Blues인데 정작 짬짬히 흐르는 OST는 JAZZ느낌 듬뿍인게
이채롭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SABU 영화를 보다보면 장진 영화가 연상되는것일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