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장 극장

1 VS 1 의 전쟁. < Enemy At The Gates >

안 현 2004. 8. 2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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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2년 가을, 유럽 대륙은 나치의 발굽 아래 처참히 짓밟혔다.

     독일 지도자는 권력의 정상에 우뚝 서 있었다.

 

     히틀러의 군대가 소련 연방 공화국의 심장부를 뚫고, 아시아 대륙의

 

     유전을 향하여 진군하고 있었다.

    마지막 장애물이 남아 있었다. 세계의 운명을 좌우되고 있는 곳은

 

    볼가 강 유역의 도시, 바로 스탈린그라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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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한 포연과 빗발치는 총탄속에서 한명의 소련병사가 몸을 날립니다.

 

죽은 동료의 총을 향해서...

하지만 총은 번번히 그의 손을 외면하고 빈손으로 전쟁터의 한 가운데 남겨지는

 

바실리 자이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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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게도 두사람에 한자루의 총을 지급받고 살아남은 사람이 이어받아

 

싸우라는 잔혹한 명령이 그에게 전쟁터에서 총찾아 헤메이는 서글픈 현실로

 

몰고간거죠.

시체더미속에 몸뉘고 숨죽이고있던 그는 우연히 선전장교 다닐로프를 만나

고향에서 늑대사냥으로 익혀두었던 탁월한 사격실력을  보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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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에게서 천부적인 저격수로서의 재능을 알아차린 다닐로프는

떨어질대로 떨어진 소련군의 사기를 회복시키기위해 그를 전쟁영웅화 시키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연일 거듭 독일군 장교들의 저격에 성공하는 바실리. 그의 활약상은 다닐로프의

 

손끝에 의해 확대되고 미화되어 소비에트군은 물론 러시아의 영웅으로

 

추앙받게되구요.

더이상 바실리로 인한 전황악화를 두고볼수없었던 독일군은 

나치독일 최고의 저격수 코닉소령을 급파하기에 이릅니다.


정보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본능적으로 서로를 직감하는 두 사람.

폐허로 변한 스탈린그라드의 전쟁터속에서 그들 둘만의 전쟁이

 

시작되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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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DVD로 이 영화를 다시보면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 앞으로 이 영화를 몇번이나 더 보게될까? 대체... ^^

좋은 영화는 다시봐도 즐겁고 새록새록 새로운 느낌이 우러나는 것같습니다.

제겐 이 영화도 그런 경우에 해당되는것같아요.


 

 

우선 소재 부터가 흥미진진합니다.

2차 세계대전 최악의 격전지중 하나였던 스탈린그라드 대전투 - 침공했던

 

33만의 독일군 중 22만이 전사했다니 대체 그 치열함이란... -_-; - 를 배경으로

 

두명의 초절정 스나이퍼들의 MAN TO MAN 대결이라는 소재가 주는 스릴감은

 

압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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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극이나 느와르액션영화처럼 광활한 황야나 스산한 도시 밤거리에서 누구의

 

방해도 없이 벌이는 단 두사람의 결투따윈 이 영화에선 애시당초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는 순간 one Shot one Kill

 

일발필살의 사격술을 보이는 스나이퍼들의 조우는 항상 팽팽한 긴장감의 끈을

 

놓치않습니다.

누가 더 좋은 포지션(?)을 잡느냐에 사활을 걸고 전장을 누비지만  집중하려하면

 

폭격이 떨어지고 적과 아군을 구별할수없는 격전속에 서로의 자취를

 

잃기일쑤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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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독일의 운명을 건 전투, 그 전쟁의 상징적 존재인 두명의 국가대표 킬러 !

서로의 흔적을 찾기위해 벌이는 신경전과 수싸움이 눈을 떼기 힘들게 합니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쥔 사람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장자크 아노감독입니다.

- 시나리오도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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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찾아서]에서의 8만년전 원시사회를 말 한마디없이  바디랭귀지로 도배해서

그려내고, 곰 두마리의 우정과 모험을 그렸던 [베어]에서는 보통 동물영화에서

흔히 하듯이 동물을 훈련시키지않고 곰이 대본대로 행동할때까지 한없이

 

기다리는 - 이게 할짓인가요? ^^ - 엽기적 방법으로 촬영했다는 괴짜감독이죠.


 

그뿐인가요? 방대한 해석과 난해한 묘사로 영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도 영상으로 옮겨 이쯤하면 불가능에 도전하는 감독이라 불려도

 

이상하지않을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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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그런 기괴하기까지한 필모그라피를 보다보면 [연인][티벳에서의 7년]이

 

오히려 정상적(?)으로 보일 정도예요. ^^ 

프랑스감독이지만 전통적 프랑스 영화의 문법에 따르지않고 그렇다고

뤽베송 처럼 마냥 헐리우드스럽지도 않게 현명한 줄타기를 거듭해가는것이

 

이채롭습니다.


액션영화를 한번도 찍어본 경험도 없으면서 더구나 8400만달러라는 유럽 최고의

 

제작비를 들인 블럭버스터를 이처럼 맛깔나게 빚어내다니 솜씨좋은 장인이라고

 

다시금 인정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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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드로와 에드해리스를 빼고 이 영화를 논할수있을까요?

전 이 영화로 쥬드로에 반해버렸습니다. ^^

우랄지역 목동 출신스러운 우직한 순수함, 생애 최강의 적앞에 맞닥트린려진

 

공포감, 전쟁터속에서도 헌신적인 타냐에 대한 사랑. 이런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하는 바실리 자이체프역을 그는 더할수없이 소화해내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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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느끼게 하는 배우 에드해리스의 존재감도 잊을수

 

없습니다.

처절한 전쟁터속에서 유독 그가 서있는 공간만 시간이 멈춘듯 우아하기까지한

 

동작을 보여주는 코닉소령!

 

과연 그외에 다른 배우가 생각나지 않을 적역이였습니다.


최근 영국에는 확실히 배우의 축복이 넘치는 느낌입니다.

이 영화의 또다른 중심축 다닐로프와 타냐역의 조셉파인즈와 레이첼 와이즈의

 

재능을 보면 바로 지금이 영국배우들의 전성시대라는 생각을 굳히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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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에게 우정과 질투의 양면적 감정을 품는 다닐로프란 캐릭터를 솜씨좋게

그려내는 조셉파인즈~.

 

세익스피어 인 러브나 엘리자베스의 열연이 무색치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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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와이즈도  이 거칠고 비장하기까지한 이야기에 일말의 온기를 더해주는

 

역을 무난히 보여줍니다.

 

미이라시리즈의 그녀만 생각했던 저에게 이 영화는 실로 배우의 재발견(?)

 

이였습니다. ^^

- 사족이지만 그녀나 케이트 윈슬렛,케이트 베긴세일 등의 영국 여배우들에게선

5,60년대 흑백영화 스크린속에서 금방 걸어나온듯한 고풍스런 느낌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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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와이즈와 쥬드와 조셉, 이 세명의 영국배우들이 펼치는 로맨스도

이질적으로 겉돌지않고 극중에 잘 녹아들어보였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전쟁액션의 수작! Enemy At The Gates 였습니다.


*  "레닌(Lenin)에게 여러 번 표창을 받았던 바실리 자이체프(Vassili Zaitsev)는

  

훗날 소련 연방의 영웅급으로 승진되었다. 그의 총(rifle)은 나치 독일군에 대한 

 

승리의 표상으로 오늘날까지 스탈린그라드 역사 박물관(the Stalingrad 

 

History  Museum)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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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리뷰 시작과 끝에 * 첨부한 메세지는 이 영화의 시작과 끝부분에 삽입된

 

      나레이션입니다.